아이키우며 지친 부모들이 꼭 읽어야할 글(2) 짜증은 당연해요

 

(2) 육아하며 알아야할 중요한 팁

 

아이를 키우면서
짜증이 나거나 초조한 것은 정상

"짜증 경보가 울려도
스스로를 책망하지 마세요"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짜증을 유발한다

사람은 깨어 있는 동안에 뇌 속의 워킹메모리를 사용해 여러 가지 일에 대응합니다.

워킹메모리란 기억 용량(메모리), 스마트폰에 비유하자면 하나하나의 사건은 작동 중인 애플리케이션 같은 것입니다.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가진 워킹메모리의 용량은 한정되어 있으며, 각각의 사건에 할당되어 대응하고 있어요.
대응하지 못하는 상태는 긴급사태입니다.

 

 

동물에게 긴급사태란 생존의 위기예요.

뇌는 당장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전투태세로 들어갑니다.

심장박동 수를 올려 산소를 가득 들이마시고, 연료인 포도당을 온몸으로 운반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시키며, 아드레날린을 많이 배출해 흥분 상태로 만들고 싸움에 대비하지요.
하지만 대응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서둘러 전투태세에 돌입하는 것은 위험천만합니다.

그래서 뇌는 워킹메모리의 잔여량이 줄어들면 아드레날린이나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며 전투 준비를 시작해요.

이것이 바로 짜증이 나는 상태입니다. 즉 초조하고 짜증이 난다는 것은 '워킹메모리가 얼마 안 남았다'는 경고이면서 언제든지 싸울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지요.

 

동시에 육아와 저녁준비는 엄청난 스트레스

바쁘게 저녁식사를 준비할 때를 생각해보세요.

가스레인지에 냄비를 올려놓고 채소를 썰고, 벨이 울리면 택배를 받고, 부엌으로 되돌아와 불을 조금 줄이기도 하지요.

배가 고프다며 보채는 아이에게 저녁 반찬인 방울토마토를 두 개 주고, 아이의 그릇에는 그만큼 적게 담는 등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작동하고 있는 상태이므로, 워킹메모리의 용량은 늘 아슬아슬합니다.

혼자서 이 모든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워킹메모리가 충분할 수가 없어요.

짜증 경보가 계속 울리는 것이 당연합니다.

 

한편 한 가지 일로도 워킹메모리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기대하지 못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지요.

예를 들어 신경이 쓰이는 일(기대한 것과 다른 사건)이 있으면, 책을 읽어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고 일도 손에 잡히지 않지요.

바로 워킹메모리가 낭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시기에는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을 아이들이 먹지 않거나, 화장실 문도 닫지 못한 채 볼일을 봐야 하거나, 쇼핑을 마음대로 못 하는 등 기대한 것과 다른 사건들로 가득합니다.

남편이나 아내가 전혀 도와주지 않는 것도 기대와는 다른 일이지요.
이럴 때 워킹메모리가 아주 많이 소모됩니다.

 

아이를 키우는 중에 짜증나는 일이 많은 건 당연하다

같은 상태라도 짜증이 날 때와 그렇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뇌는 상당히 복잡해서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뇌에서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안심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분비되면 짜증이 덜 난다고 해요.
세로토닌이 기대와 다른 사건으로 워킹메모리가 낭비되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그러면 워킹메모리에 여유가 생기니 짜증 경보가 울리지 않아요.

한달에 한번은 왜 호르몬의 노예가 되어야하는가

여성은 생리 전에 쉽게 짜증이 납니다.

여성의 70~80퍼센트는 생리를 하기 전에 어떤 자각 증상이 있다고 해요.

여성호르몬 속에는 세로토닌의 작용을 돕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니 반대로 여성호르몬이 줄어들 때, 즉 배란 후에 수정이 되지 않고 생리가 가까워질 무렵에 짜증이 쉽게 납니다.

게다가 여성의 몸에서는 출산하기 직전에 이 여성호르몬의 양이 평소보다 무려 100배 가까이 늘어납니다.

그러나 출산과 함께 여성호르몬은 원래의 양으로 급격히 줄어들므로 세로토닌이 제역할을 못 하지요.

그 밖에도 출산 후에는 다양한 호르몬의 농도가 몇 달에 걸쳐 급격히 변합니다.

그래서 여성은 출산 후에 짜증이 나거나 쉽게 불안을 느낍니다.

그런데 아내가 예상치 못하게 남편에게 짜증을 내는 것은 남편으로서는 그야말로 기대와 다른 사건입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남편의 워킹메모리도 대량으로 낭비되어 화가 나지요.
아이를 키우는 시기는 매우 어수선한 데다 기대와 다른 사건까지 쏟아지기 때문에, 늘 워킹메모리가 부족하고 걸핏하면 짜증 경보가 울립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자신이 이렇게 짜증을 내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책망할 필요는 없어요.

지극히 정상이니까요.

워킹메모리가 부족할 때 일어나는 짜증을 해소하는 방법을 다음 포스팅에서 소개하겠습니다.

 

 

2022.10.14 - [건강하게 육아하기/부모의 마음지키기] - 아이키우며 지친 부모들이 꼭 읽어야할 글(3) 비교는 금물!

 

 

2022.10.04 - [건강하게 육아하기/부모의 마음지키기] - 아이키우며 지친 부모들이 꼭 읽어야할 글(1)

아이키우며 지친 부모들이 꼭 읽어야할 글(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