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의료의 주인공은 아이입니다. 소아 의료는 보호자와 의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최대 이익을 위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아이의 관점을 중심으로 두 가지 감기 치료 사례를 예로 들어 봤습니다.
과연 아이를 위한 치료, 아이를 위한 선택은 어떤 것일까요?
부모님이라면 꼭 아이를 위한 선택을 하셔야 합니다. 아이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굿 닥터를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4세 아이와 엄마가 아이의 감기를 치료하는 두 가지 과정
주인공인 예리, 아침부터 힘차게 유치원에 갔습니다. 집에 돌아왔을 때, 머리가 약간 아팠습니다.
엄마에게 “머리가 아파요~”라고 말했습니다.
엄마: (이마에 손을 대고) 감기인가? 열도 없고, 괜찮은데?
다음 날 아침 일어났더니 목구멍이 아픕니다.
코가 막히고 목이 따끔따끔하고 기침도 났습니다.
엄마: 어머 큰일이네! 열이 난다!
엄마는 늘 가는 가까운 의원의 원장님에게 예리를 데려갔습니다.
A 원장의 감기 진료
A 원장이 처방해 주는 약은 아주 잘 듣는다는 평판이 있습니다. 예리는 목구멍과 가슴을 진찰받았습니다.
A 원장: 목도 빨갛고 감기네요. 열이 있으니까 항생제와 기침약, 콧물약을 처방할게요.
엄마: 고맙습니다! (여러 약을 처방해 주시고, 어쩜 이리 친절한 선생님일까 소문대로네!)
예리는 집에 와서 노란색 가루약과 시럽을 먹었습니다. 시럽은 달고 맛이 좋지만, 가루약은 조금 먹기 힘들었습니다. 몇 번인가를 토했습니다. 그래도 열은 일단 내려가긴 했지만 또 올라갔습니다. 콜록콜록 기침도 심해졌습니다. 3일 뒤에 또 A 원장을 만났습니다.
A 원장: 약이 맞지 않는 것 같네요. 항생제를 바꿔볼게요. 기침이 심해져서 기침을 그치게 하는 패치도 처방할게요.
가루약의 색이 바뀌었습니다. 밤에 자기 전에 등에 패치도 붙였습니다. 다음날 일어났더니 열은 깨끗하게 내려갔습니다. 아직 기침은 나오지만, 식욕도 점점 생깁니다.
예리의 대변이 조금 물러졌습니다. 약은 5일간 복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조금 지겹지만 식후마다 참고 복용하고 있습니다.
엄마는 “약을 바꿔주셔서 좋았어. A 원장님 정말 잘 보신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또 열이 나지 않을까 약간 불안합니다.
이정점 발열은 인플루엔자에 많지만, 기타 바이러스 감염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엄마는 A 원장이 여러 약을 처방해 줘서 나았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약효가 있어서 나은 것이라면 좋지만, 이것이 일반적인 감기라면 약과 무관합니다. 오히려 항생제를 두 가지 종류로 복용하여 몸에 필요한 균도 줄어들었는지 모릅니다. 부작용은 설사를 조금 하는 정도지만, 가능하면 복용하지 않았던 것이 좋았을 것입니다.
B 원장의 감기 진료
인근 B 원장은 약을 별로 처방하지 않습니다.
B 원장: 열이 난 직후라서 진단이 내려지지 않지만, 기운은 있으니 감기네요. 상태를 보겠습니다. 좌약을 처방할 테니까 머리나 귀가 아플 때만 써주세요.
그 밖에는 병에 대해 설명해 주시거나 집에서 할 수 있는 병간호 방법을 가르쳐주셨을 뿐입니다.
엄마: 고맙습니다! (정말 이게 다야? 먹는 약도 없고, 괜찮을까?)
예리는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일단 해열되긴 했지만 또 올라갔습니다. 열이 높을 때는 머리가 아픕니다. 콜록콜록 기침도 심해졌습니다.
3일 뒤에 또 B 원장을 만났습니다.
B 원장: 열이 계속되네요. 지금은 청진에서 폐음도 나쁘지 않고 중이염도 없습니다. 그래도 열이 계속되니까 만약을 위해 간단한 검사를 하겠습니다. (검사 후) 검사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력도 그다지 떨어지지 않아서 괜찮고요. 좀 더 상태를 보겠습니다.
B 원장은 기침이 심할 때 벌꿀을 먹이라고 당부하였습니다.
진찰받은 뒤 열이 서서히 내려갔습니다. 다만 기침은 계속됩니다. 머리도 아파서 힘듭니다. 엄마에게 말해서 진통 좌약을 썼고, 기침이 심해서 잠을 못 잘 때는 벌꿀을 녹여서 먹었습니다. 목이 촉촉해져서 조금 좋아졌습니다.
다음날 일어났더니 열을 깨끗하게 내려갔습니다. 아직 기침은 나지만 식욕이 점점 생깁니다. 엄마는 예리의 얼굴을 보고 한숨을 놓았습니다.
엄마: 이제 나았다. 다행이야!
B 원장은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재진 때 간단한 혈액검사를 하고 벌꿀과 진통제를 처방해 주었을 뿐입니다.
예리는 어떻게 느꼈을까요? 머리가 아플 때, 기침이 심해서 잠을 못 잘 때, 엄마가 뭔가 해주셨습니다. 예리는 “역시 엄마가 의지가 돼! 엄마가 있어서 감기가 나았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A 원장과 B 원장의 차이가 무엇일까요?
A 원장의 처방에 엄마는 약으로 고쳤다고 생각합니다. 원장에게 감사하지만 엄마의 경험치는 올라가지 않습니다. 다음에도 열이 나면 약을 받으러 가겠다는 생각입니다.
B 원장의 처방에서 엄마는 아이가 약이 없이 자연히 나아가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B 원장에게 치료받은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엄마의 경험치가 약간 올라갔고 다음에 열이 나면 덜 당황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두 사례에서 다른 점은 B 원장의 처방에서 엄마가 아이를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할 수 있었고 가정치료를 했다는 점입니다. 감기에 의한 발열이나 통증은 큰 스트레스입니다. 사람의 기억 강도는 감정에 의해 좌우됩니다. 본인의 몸이 힘들 때 병간호를 받았다는 기억은 상당히 강하게 남습니다. 아이의 감기로 가정의 스트레스가 일시적으로 늘어났어도 아이는 “엄마가 날 도와주셨어”라는 기억으로 평생의 보물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감기가 부모와 자식의 유대를 깊게 만들어준 셈입니다.
결국 엄마는 직접 고쳤다는 의식을 갖게 되었고, 아이에게는 ‘엄마가 고쳐주셨다’는 의식을 심어주었습니다. 이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낫는 병에는 되도록 의료 개입을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엄마의 역할을 의사가 빼앗으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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