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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영유아 및 어린이

아이 감기약 제대로 알고 먹여야 하는 이유

by 트루티 2022.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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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감기약

아이 감기에 대한 주제로 여러 포스팅을 올리면서 드는 생각은 ‘감기’라는 바이러스, 염증성 질환이 ‘코로나19와 닮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 감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치료하면 좋을까? 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던 생각은 ‘코로나’도 감기의 일종이니 아이가 걸리더라도 감기처럼 자연 치유가 가능하고 부모의 관심과 사랑으로 충분히 아이가 이겨낼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늘 공유할 내용은 감기 처방으로 받은 다양한 약제에 대해 다룹니다.

감기약을 남용하면 좋지 않다는 정도는 알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좋지 않은지 궁금하시다면 글을 꼭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부모가 제대로 알지 못하면 아이를 올바르게 지도할 수 없을 것입니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더욱 공부해야겠습니다.

 

감기약의 효과

 

항히스타민제

과거에 소아과 의사는 콧물 증상에 항히스타민제를 투여하면 치료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영유아에게 항히스타민제를 투여해도 임상증상의 개선은 없이 한 편, 부작용인 졸음이 생깁니다. 또한 감기 경과를 오래 끌게끔 만드는 점과 관련하고 있습니다. 항히스타민제는 염증 부위의 히스타민 작용을 억제하여 분비물량을 감소시키지만, 그 때문에 분비물의 점도가 올라가는 것이 문제입니다. 항히스타민제로 인하여 분비물의 배출이 지체됩니다.

당장은 콧물이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져 감기가 나았다고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질환을 오래 끌게 만듭니다.

 

진해제

진해제는 몇 가지 있는데, 소아 기침에 듣는다고 증명된 것은 없습니다. 지금의 진해제는 모두 성인용 약을 소아용으로 감량하여 투여되는 것인데, 소아는 작은 성인이 아닙니다. 기도의 구조와 기침의 원인이 동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진해제 덱스트로메토르판과 벌꿀 or 무치료 군으로 나누어 실험을 해보았는데 진해제인 덱스트로메토르판을 투여한 군보다 벌꿀 쪽이 감기 치료에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기관지확장제

기관지확장제는 먹는 약도 있지만 보다 빈번하게 이용되는 패치 형태를 다루겠습니다.

기관지확장제로 쓰이는 패치는 호쿠날린 패치이며 패치에 약이 도포되어 있고, 붙이면 피부에서 약이 서서히 흡수되며 6~8시간 뒤에 혈중 농도가 올라가고 24시간 이상 효과가 지속됩니다.

호쿠날린 패치는 천식 발작에는 예방 효과가 있지만, 이미 생긴 발작을 그치게는 못합니다. 효과가 날 때까지 너무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호쿠날린 패치는 기관지천식과 급성 기관지염에 효과가 있다고 약 승인이 나 있습니다. 하지만 호쿠날린 패치가 국가승인을 얻기 위한 시험이 이루어진 것은 1990년대입니다. 약의 효과를 증명하기 위한 임상 실험을 한 논문을 근거로 승인을 얻었는데 그 논문을 보면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패치를 붙인 군과 붙이지 않은 군을 대조군으로 비교해야 하지만 그 논문에는 대조군이 없어서 패치를 붙여서 나은 것인지, 자연 경과로 치유된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오래 끄는 감기 증상은 대부분 부비동염이 합병됩니다. 지금까지 소아과 의사는 부비동염을 의식하지 않았지만, 이미 말한 것처럼 기관지염으로 생각하던 질환은 대부분 부비동염입니다. 기침은 후두에 들어온 이물을 인두로 되돌리기 위해 생기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후두를 닫은 뒤 기관지 수축을 일으켜 기도 내압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기관지확장제를 사용하면 수축이 방해받고, 기침 본래의 기능인 이물 제거를 잘할 수 없게 됩니다.

실제로 기관지확장제를 투여하면, 유의하지 않지만 플라세보에 비해 기침의 임상 점수가 악화한다는 데이터도 있습니다.

기침은 자연 경과에서도 며칠이면 개선됩니다. 따라서 천식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불안한 진찰 자가 기관지확장제를 처방한다면 그것이 기침에 효과가 있었다고 믿게 됩니다.

마른기침이 8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앞으로 기관지천식의 발생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일차진료 외래에서 그러한 만성 기침을 마주칠 일은 적으며, 대부분의 기침은 2주 미만인 급성입니다. 이런 급성 기침에 기관지확장제를 사용하는 의미가 있을까요?

게다가 호쿠날린 패치는 그냥 감기약이 아닙니다. 장시간 기관지에 작용하고 심장에도 영향을 줍니다. 장시간 작용형인 기관지확장제는 천식의 중증 발작이나 천식 사망을 늘린다고 하며, 일본의 ‘소아 기관지천식 가이드라인’에서도 사용할 경우에는 중등도 이상의 비교적 중증인 천식 아이에게 국한하고, 스테로이드 흡입과 꼭 병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기관지확장제가 신중하게 투여해야 할 약이라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아이 감기 치료의 악순환

지금까지 설명한 대로 감기에 걸렸을 때 약을 먹이는 것은 오히려 유해합니다. 그러나 소아과 의사는 보호자로부터 ‘아이에게 열이 나니까 항생제를 주세요’라든가 ‘진해제를 주세요’라는 말을 늘 듣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처방에 거부적인 태도를 보이면 보호자가 불만스러워하거나 실제로 화를 내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소아과 의사가 “감기는 아무런 약을 먹지 않아도 자연히 낫는다”고 이야기하면 상당히 놀라울 것입니다. 아이들도 아는 상식이지만, 감기 초기에 발열 이후 서서히 나아가는 자연 경과를 기다리지 않고 항생제를 처방받아 열이 내리면 꼭 약으로 인해 발열 증세가 완화되었다고 믿게 되는 인지 오류로 감기에 약은 필요 없다는 사실이 숨겨지게 됩니다.

어느 정도의 확신은 일상생활의 모습입니다. ‘이 화장품을 쓰면 피부가 확실히 좋아 진다!’는 정도의 확신이라면 괜찮겠지만, 약인 경우에는 부작용이나 의료비, 무엇보다 보호자의 부담이 증가합니다. 가령 ‘발열이 있을 때 항생제를 먹이지 않으면 낫지 않는다’고 하는 확신이 생기면 어떨까요? 영유아는 빈번하게 발열이 생깁니다. 그때마다 항생제를 찾고 야간에도 병원에 오는 사람이 드물지 않습니다. 인지 오류의 결과, 발열 위험을 과잉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아이가 열이 있지만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하는데도 부모는 ‘위험하다’ 판단하게 되고 불안감을 느끼며 스트레스가 아이에게도 전달됩니다. 이는 아이의 성장과 발육에 영향을 줄 겁니다.

 

아이의 감기는 육아에서 큰 스트레스이며 가정 기능에 큰 영향을 줍니다. 아이가 기침이나 콧물 때문에 잠을 못 자면 엄마도 잠을 못 자며, 다음 날이 되어서 수면부족인 채로 집안일을 하거나 출근을 해야 한다면 힘든 일이지요. 아이의 감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의 안정과 케어라는 것을 생각하면, 가정 기능을 최대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어린 나이부터 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가 늘고 있습니다. 부모가 일하는 것만이 이유가 아니라, 임신 중 또는 출산한 지 얼마 안된 경우, 병에 걸리거나 몸에 장애가 있는 경우, 친족을 장기간 간병하는 경우 등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특히 빈곤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에서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것을 피치 못할 이유 이지요.

가정 기능이 취약할수록 아이의 감기가 큰 문제가 됩니다. 감기가 치료가 꼭 필요한 케이스도 있지만, 각 가정에 맞춰서 가능한 부담이 적은 방법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아이의 감기는 감염입니다. 가정이나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감염이 확대되는 것을 최대한 막는 것도 필요합니다. 엄마에게 감염되는 것은 가정 기능을 크게 망가뜨립니다. 또한 감염의 유행은 집단생활에서 시작되며 사회 전체로 퍼집니다. 아이에게는 일반감기일지라도 기초 질환이 있는 성인이나 고령자에게는 생명을 잃는 감염이 될 수 있습니다.

감기에 걸린 아이는 안정을 위해서라도 일정 기간 집단생활을 삼가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호자가 일을 쉬지 못하고, 그 밖에 맡길 곳이 없는 경우를 위해 어린이 질병 보육시설과 같은 곳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감기 진료는 치료를 한다기 보다 부모의 육아 스트레스를 줄이고 가정 기능을 온전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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