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감기 걸렸을 때 다양한 감기 증상에 대해 알아보고, 부모가 준비할 것은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발열
통상적으로 발열은 감염으로 의한 것으로, 바이러스나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기 위한 증상입니다. 발열 그 자체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에서 열은 4~5일간 지속될 때도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히 내려갑니다.
중요한 것은 발열 경과 중에 ‘초기 진단에 잘못은 없는지’’2차 감염이 없는지’ 신중하게 판별하는 것입니다. 고열이 계속되면 2~3일마다 진찰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혈액검사를 병용하면서 해열까지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발열은 보호자를 가장 불안하게 하는 증상입니다. 흔히 체온이 39도 이상이 되면 해열제를 사용하도록 지도하는데, 이런 지도는 ‘고열은 안 좋은 것입니다’라고 보호자에게 인식시키는 것 같습니다. 또한 발열의 호전이 지체되는 것을 근거로 항생제를 처방하는 일도 있지만, 이 역시 ‘열이 오래가는 것은 세균 감염에 의한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발열의 호전이 지체되는 것은 세균 감염보다 바이러스 감염에 많고, 진찰이나 혈액검사에서 위험관리가 가능하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연히 해열되기를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바이러스 감염은 대부분 어떠한 의료 개입이 필요하지 않고 해열이 됩니다. 결과적으로 2차 감염이 생기거나 가와사키병 같은 기타 질환이 있음이 밝혀졌을 때는 그 시점에서 치료를 시작하면 됩니다.
콧물
보통 콧물이 난 다음에 기침이 나는데, 영유아의 감기에서는 원칙적으로 콧물과 기침은 한 세트로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콧물은 초기에 투명하지만 화농성에 끈기를 띤 상태로 서서히 변화합니다. 특히 부비동에 고인 콧물은 수분이 점막으로 흡수되어 점성이 높아집니다. 성인에서는 비강, 인두, 후두가 나뉘어 있지만, 어린 연령일수록 하나로 되어 있어서 부비동에 분비물이 고이면 호흡할 때 후두가 자극을 잘 받습니다.
영아에서는 코 막힘이 문제가 됩니다. 사람은 구강을 식사와 호흡에 모두 쓰지만,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신생아가 우유를 먹을 수 없는 것은 당장 생명과 관계됩니다. 따라서 신생아의 구강은 성인과 비교하면 ‘호흡’보다 ‘먹는 것’을 더 중시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모유를 먹을 때는 엄마의 유두를 입천장으로 누르고, 혀를 끝에서 안쪽으로 움직여 모유를 짜내도록 해서 삼킵니다. 내부는 모유를 흡입하기 쉽도록 혀가 성인에 비해 크고 구강 내부는 좁아져 있습니다. 이와 같은 구조에서 보면 개월 수가 적은 영아일수록 구강호흡의 저항이 크고 비강 호흡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집니다.
영아의 코 막힘은 비강에 고인 분비물을 카테터로 직접 없애며 코 세척액을 점비해 두면 좋습니다. 감기가 잦은 아이라면 시중에 판매하는 카테터를 준비해두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코를 풀 수 있는 유아가 되면 코막힘으로 인한 위험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는 증상이 지속될 때가 많기 때문에, 코 세척액으로 점비하고 그 이후에 코를 풀게끔 지도하면 나아질 것입니다. 콧물로 인한 피부염은 바셀린을 발라서 예방합니다. 세균성 부비동염으로 진단한 경우에는 유일하게 항생제 치료를 합니다.
* 코 막힘과 모유
영아 코 막힘의 대처법은 되도록 모유를 먹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엄마가 영아와 마찬가지로 감기에 걸려 있어 감기약을 복용한다는 이유로 모유 수유를 중단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엄마가 감기에 걸려 있을 때는 모유 안에 많은 바이러스 항체가 분비됩니다. 실제로 영아기 초기의 RS바이러스 감염에 모유를 먹으면 증상이 경감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감기약에 수유를 중지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엄마가 감기에 걸렸더라도 가급적 모유를 먹이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침
기침은 주로 젖은기침과 마른기침으로 분류됩니다. 젖은기침은 기침 반사할 때 가래 배출을 동반하기 때문에 기도 분비물이 많은 경우에 볼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른바 ‘헛기침’으로 탁한 소리가 없는 것은 마른기침입니다. 젖은기침과 마른기침은 단지 기도 분비물의 양을 반영할 뿐이며 명확히 분류할 수는 없습니다.
그 외에도 발작성 기침이나 개 기침 등으로 표현되는 기침이 있습니다. 발작성 기침으로는 백일해가 유명합니다. 강한 기침반사를 유발하는 질환에서는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에 질환이 특이적인 것은 아닙니다. 유일하게 개 기침은 후두염이나 거짓크룹에 특이적이며, 기침의 상태만으로 진단이 거의 가능합니다.
기침은 원칙적으로 기도의 이물질이나 과잉 분비물을 밖으로 배출하기 위한 반사이며, 기침을 그치게 하는 것은 생체에 불이익이 됩니다.
알레르기에 의한 기침에는 알레르기비염, 알레르기 인두염이나 기관지 천식에 의한 것이 있습니다. 젖은기침은 알레르기비염에 의한 기침, 개가 짖듯이 기침하면 알레르기 후두염, 발작성 천명이나 호흡곤란 증상이 있다면 기관지천식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관지천식의 진단은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천명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에 만성 기침의 원인이 기관지천식인 경우는 적습니다.
감염질환이나 알레르기 외에도 기도 이물질, 역류식도염, 가정 내 흡연에 의한 기침 등을 감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인과 달리 종양 질환, 심부전, 약물 등이 원인이 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 바이러스가 기침반사를 이용한다?
감기를 치료하기 위해 기침이 나오는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정말 그럴까요?
바이러스에 따라서는 감염이 되면 극심한 기침이 나옵니다. 사람이 바이러스를 내쫓기 위해 기침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은 바이러스가 사람의 기침반사를 이용하도록 진화했다는 게 정답일 것 같습니다.
바이러스는 기본적으로 세포 내부가 아니면 증식할 수 없습니다. 감염이 되더라도 어떤 것은 면역시스템으로 제거되는 운명에 있고, 그때까지 다른 숙주를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사람에게 구비된 기침 시스템이 이용된 것입니다. 사람의 유전자가 변화하기보다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변화하여 진화하는 쪽이 훨씬 빠릅니다. 우발적으로 기침반사를 일으키도록 변이한 바이러스는 그러지 않은 바이러스에 비하면 생체 내에서 제거되기 전에 기침으로 비산되어 외부 개체에 감염되기 쉽습니다. 기침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일수록 살아남아서 복제물을 늘릴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예방수칙으로 마스크를 사용하여 비말을 차단하고 기침할 때는 팔꿈치에 하도록 권장하는 이유도 바이러스 전파의 차단을 막기 위한 기본적인 수칙입니다.
RS바이러스, 메타뉴모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등 기침이 심한 바이러스는 거의 모든 사람이 항체를 갖고 있습니다. 본래는 연하를 막기 위한 기침 시스템을 이용하여 세계에 퍼졌을 것입니다. 사람은 연하를 막는 시스템을 획득했지만, 그 때문에 바이러스에 이용되고 기침으로 고생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포스팅은 아이의 감기 증상 중 '천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하단 링크는 우리아이 감기에 관련된 칼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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